■ 인플레이션이란?
인플레이션이란 통화량이 팽창하여 화폐가치가 떨어지고 물가가 계속적으로 오르는 경제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물가상승은 뒤집어 보면 상품을 구매하는 화폐의 가치 저하를 의미한다. " 돈 10만 원 들고 장에 가 본들 별로 살게 없어졌다."라는 식의 이야기가 바로 이를 나타낸다. 그리고 인플레이션은 물가가 한번 오른 다음 그 상태에서 정지하는 정태적 과정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물가가 상승하는 동태적 과정을 지칭한다.
■ 인플레이션의 역사
우리는 오랫동안 인플레이션의 환경 속에서 살아 왔다. 광복 후나 6 · 25 전쟁 당시에 극심한 물가상승은 접어 두더라도 1960 ~ 1970년대의 고도성장기에도 매년 10~20%의 높은 물가상승을 경험하였다. 그러다 전두환 정부 하에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임금과 농산물 가격을 억제하면서 인플레이션이 크게 둔화되었다. 하지만 그 후 지금까지 물가는 꾸준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세계의 역사를 보면 전시나 전쟁 직후에 특히 심각한 인플레이션, 즉 초인플레이션(hyper-inflation)이 나타난 바 있다. 대표적으로 독일에서는 제1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후 승전국에 막대한 배상금을 지불하는 과정에서 돈을 마구 찍어내어 물가가 천문학적으로 상승하였다.
■ 초인플레이션(하이퍼인플레이션)이란?
물가가 극단적인 속도로 상승하는 현상(1개월에 50% 초과)을 말한다. 1차 대전 이후 독일, 20여년 전의 남미 여러 나라, 10년 전의 이스라엘, 최근의 러시아 등이 20세기에 초인플레이션을 경험한 나라들이다. 돈의 가치가 떨어져 빵 한 조각 사기 위해 손수레 가득 화폐를 가지고 가게에 갔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이다. 초인플레이션은 과도한 통화공급에 의해 촉발되지만 그 진행과정에서는 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경제주체의 기대가 기폭제 역할을 한다. 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면 오르기 전에 지출하려 할 것이고 돈의 사용이 늘면 유통되는 통화의 양이 증가하여 물가가 오르고 물가가 오르니까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생각하게 되고 그래서 다시 지출을 늘리는 악순환이 지속적으로 반복되어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게 되는 것이다. 초인플레이션이 생기면 돈이 쓸모가 없어져 물물교환의 시대로 회귀 하거나 가치가 안정된 다른 화폐나 재화가 화폐의 역할을 대신하게 된다. 이 경우 거래비용은 증가하고 생산량은 위축된다. 초인플레이션 시기의 이스라엘에서 장기에 걸친 계약은 모두 달러화를 기준으로 체결했던 것이 그 예가 된다.
■ 인플레이션의 원인
공급 측면에서는 상품의 가격을 구성하는 요인들의 움직임이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다. 우선 임금인상이 물가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 다만 모든 임금 인상이 물가상승을 초래하는 것은 아니고 임금인상이 생산성향상을 초과할 경우에만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 다음으로 이윤의 증대가 인플레이션을 야기하기도 한다. 독점기업들이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가격을 인상함으로써 물가가 상승할 수 있다. 석유나 같은 원자재나 명품가방 같은 수입 소비재의 가격이 상승하거나, 환율이 인상하는 것도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공급 측면의 인플레이션을 노동자와 자본가의 대립의 차원에서 파악할 수도 있다. 양자는 생산된 부가가치 중 더 많은 몫을 차지하려고 노력한다. 그리하여 노동자는 임금인상으로, 자본가는 제품 가격 인상으로 맞대응하는 과정에서 인플레이션이 일어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극단적인 형태로 나아가면 임금인상이 물가상승을 초래하고 물가상승이 임금인상을 야기하는 식의 악순환이 전개된다.
■ 인플레이션이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
인플레이션의 문제는 상품들의 가격변동이 불균등하다는 사실에서 발생한다. 다른 물가는 올라가는데 임금은 그냥 그대로라면 노동자가 피해를 본다. 또 물가상승 시 대기업의 정규직 노동자는 강력한 노조의 힘으로 임금 상승을 달성하는데, 중소기업 노동자나 비정규직 노동자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경제의 양극화가 심화된다. 은행금리가 물가상승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낮은 수준이라면 예금자의 재산이 채무자에게로 옮겨 가는 효과가 발생한다. 또 부동산 가격 상승이 일반물가상승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면 부동산이 없는 사람에게서 부동산 보유자에게로 재산이 옮겨 가게 된다. 우리나라 고도성장기에 수출 대기업들은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금리, 즉 마이너스의 실질금리로 대출받아 부동산을 많이 사들여 엄청난 부를 축적했는데, 그것은 사실 일반 국민의 부를 넘겨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재별의 급성장 비결은 바로 여기에 있는 셈이다.
필립스곡선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율과 실업률은 하나를 개선하려면 다른 하나를 희생해야 하는 '상충관계'를 갖고 있다.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경기를 부양하려면 민간의 소비나 투자를 진작시키고 정부지출을 늘려야 하는데, 이는 불가피하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 인플레이션 해결책
물가를 내리기 위해서는 돈을 줄이거나 상품 공급량을 늘려야 한다. 만약 물가상승의 원인이 특정 산업의 생산이 적기 때문이라면 그 분야의 생산성을 높여주고, 유통 구조의 개선 등으로 공급량을 늘려줘야 한다. 이 외로 디플레이션 정책을 쓰는 경우도 있다. 디플레이션이란 통화량을 줄이고 수요도 억제하고 재정 지출을 축소해서 물가를 안정시키는 정책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인플레이션이 심해지면서 많은 나라들이 디플레이션 정책을 펼쳤다. 그러나 디플레이션도 너무 심해질 경우 오히려 경제가 악화되는 현상을 초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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